『용성선사어록龍城禪師語錄』 해제



김호귀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HK 연구교수




『용성선사어록龍城禪師語錄』은 선사로서의 백용성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저술이다. 선사로서 그가 대중들에게 했던 법어를 비롯해 전통적인 불교에 대한 관점, 대각교에 대한 입론, 교육과 포교 그리고 당시 사회문제에 이르기까지의 광범위한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사상서이다.

『용성선사어록』은 백용성의 상수제자인 동산東山이 편집하여 1941년 9월 20일 삼장역회에서 간행하였다. 전체는 상·하 2권인데 본문 총 13장의 주제, 부록, 후서後序, 발문跋文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상권에는 김성근金聲根이 붙인 「전서前序」가 수록되어 있다. 제1장 「참문지식參問知識」은 용성 선사의 수행과 깨침 등에 대한 기록이다. 제2장 「기연문답機緣問答」은 경자년(1900)부터 기유년(1909)에 이르기까지 10년 동안 제방의 선사들과 문답한 법어가 편년의 형식으로 수록되었다. 제3장 「제종연원諸宗淵源」은 불조佛祖의 상전相傳에 대하여 통론과 별론으로 나누어 논의하였는데, 별론은 선종오가禪宗五家의 연원에 대해 답변한 내용이다. 제4장 「낙소만화落笑謾話」는 선법의 교의에 대하여 논하였다. 제5장 「총론선병總論禪病」은 12종의 선병에 대한 병폐와 해결에 대하여 논하였다. 제6장 「낙초담화落艸談話」는 불교와 관련된 일반적인 주제 및 유교와 불교의 교리에 대한 차이점 등에 대하여 논하였다. 제7장 「변혹변마辨惑辨魔」는 미혹의 원인과 마장의 다양한 모습 등에 대하여 논하였다. 제8장 「외도外道」는 불교와 유사한 외도의 교리와 그 부당한 이유 등에 대하여 논하였다. 제9장 「선종임제파강의禪宗臨濟派講義」는 임제종지와 관련된 몇몇 선사의 교리와 임제 의현의 문답과 관련된 일화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제10장 「선문강화禪門講話」는 선문에서 논의되어 온 기본적인 주제에 대하여 설명하였고, 17가지의 화두를 들어서 그에 대한 내용과 근본적인 뜻을 풀이하였다. 10장의 끝 부분에서는 나옹 화상의 「공부십절목」의 내용을 문답으로 설명하였다.

하권은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1장 「상당법문上堂法門」은 안거 당시의 법문과 하동 쌍계사를 비롯한 국내의 열 곳에서 행한 상당법문을 수록하고 있다. 제12장 「노파설화老婆說話」는 불교에서 말하는 심성의 의미와 세간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일상적인 주제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여기에서는 유교와 도교의 도를 논하면서 현대과학에서 논하는 뇌에 관한 개요와 생명에 대한 불교적인 입장도 밝혔다. 제13장 「찬제선사사조讚諸禪師寫照」는 총 14명에 달하는 여러 선사에 대한 찬문과 용성 선사 자찬을 수록하고 있다.

그리고 기타의 성격인 「부록」, 「후서」, 「발문」 등은 말미에 첨부되어 있다. 「부록」에는 당시 사회에 대한 용성의 활동상과 몇 가지 잡글, 그리고 용성 선사 자신의 몽불수기와 사리에 대한 연기, 포교를 위한 노래 및 게송 등이 포함되어 있다. 김산태흡金山泰洽의 「후서後序」는 용성 선사의 저술과 용성에 대한 촌평이고, 동산 혜일東山慧日의 「발문」에는 용성 선사에 대한 추모의 내용이 담겨 있다.

『용성선사어록』은 선을 위주로 한 불교의 종합적인 어록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교육과 포교 및 사회문제에 대한 용성의 입장이 잘 나타나고 있다. 특히 순수 선어록과 관련한 형식에 있어서 옛 선사들의 어록을 그대로 계승한 구성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글의 표기는 한문체의 어투로 표기되어 있지만, 때로는 순한글의 모습으로 제시되고 있어서 옛날의 어록 형태에서 현대의 어록 형태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내용에서 주목할 점은 선종의 역사를 비롯하여 선의 근본적인 수행과 깨달음의 문제, 마장의 파악과 극복, 그리고 근세 한국 고승들과 관련된 화두 및 일화 등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현대사회의 과학과 시대사조를 반영하여 그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포섭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 간행일 | 1941년 9월 20일

❖ 간행처 | 삼장역회三藏譯會

❖ 제  원 | 상·하 2권 1책, 22.2cm×15.2cm